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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이번 결승 전까지 김영범 선수를 '성장 중인 유망주' 정도로만 봤습니다. 그런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50m 결승을 직접 중계로 지켜보면서 그 판단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1초 66이라는 대회 신기록과 함께 아시아 최속 타이틀을 거머쥔 순간, 화면 앞에서 혼자 소리를 질렀습니다.

반응속도, 승부는 출발 0.6초에서 갈렸다
자유형 50m는 사실상 세상에서 가장 짧은 수영 종목입니다. 전체 레이스가 22초 안팎에 끝나기 때문에, 출발대 위의 한 순간이 메달 색깔을 결정짓습니다. 제가 중계를 보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숫자가 바로 반응속도였습니다.
반응속도(Reaction Time)란 출발 신호음이 울린 뒤 선수의 발이 출발대를 떠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얼마나 빠르게 신호를 감지하고 몸을 움직이는 가를 수치로 나타낸 것입니다. 예선에서 지유찬 선수가 0.62초, 김영범 선수가 0.61초를 기록했는데, 이 차이가 단 0.01초임에도 단거리에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국제수영연맹(World Aquatics) 기준으로 반응속도 0.6초대 초반은 세계 정상급 스프린터 수준입니다. 제가 이 수치를 확인했을 때 솔직히 소름이 돋았습니다. 두 선수 모두 이미 반응속도만으로 세계 무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던 것이었으니까요. 결승에서도 김영범 선수는 출발과 동시에 수면 위로 총알처럼 솟구쳤고, 그 초반 가속이 레이스 전체의 흐름을 지배했습니다.
- 지유찬 선수 예선 반응속도: 0.62초 — 세계 정상급 수준
- 김영범 선수 예선 반응속도: 0.61초 — 같은 조 최고 기록
- World Aquatics 기준, 0.6초대 초반은 엘리트 스프린터의 지표
대회신기록, 예선에서 한 번 결승에서 또 한 번
제가 이번 대회를 보면서 가장 놀란 장면은 결승이 아니었습니다. 예선이었습니다. 김영범 선수는 예선 3조에서 21초 71을 기록하며 대회 신기록을 수립했는데, 경기가 끝난 뒤 본인도 자신의 기록에 스스로 놀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중계 해설에서도 "무려 0.4초를 당겼다"라고 언급할 만큼 이전 개인 최고 기록 대비 큰 폭의 단축이었습니다.
여기서 스트로크 피치(Stroke Pitch)라는 개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스트로크 피치란 단위 시간당 팔 동작의 횟수를 의미합니다. 피치가 높을수록 팔 회전이 빠르다는 뜻이고, 이것이 곧 추진력으로 이어집니다. 198cm의 신장을 가진 김영범 선수는 긴 팔 길이에서 나오는 스트로크 거리(Stroke Length)와 높은 피치를 동시에 구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체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타고났습니다. 스트로크 거리란 팔 한 번의 동작으로 전진하는 거리를 뜻하는데, 키가 클수록 이 거리가 길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승에서는 예선 기록을 또 한 번 갱신했습니다. 21초 66. 제 경험상 이런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예선에서 이미 한계를 시험한 뒤 결승에서 다시 끌어올리는 선수는 체력 관리와 집중력 모두에서 특별한 선수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출처: World Aquatics 공식 기록을 통해서도 확인 가능한 수치입니다.
그 옆 레인, 3레인의 지유찬 선수도 끝까지 피치를 유지하며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같은 국가 소속 두 선수가 나란히 단상에 오르는 장면은 단순한 개인의 성과를 넘어선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스프린터의 미래, 한국 수영이 달라지고 있다
솔직히 저는 이번 결승 직전까지도 한국 수영의 단거리 경쟁력을 반신반의했습니다. 박태환 선수 이후 한국 수영은 중장거리 중심으로만 화제를 만들어왔고, 50m·100m 단거리에서 아시아 정상에 오른다는 것은 오래도록 '희망 사항'에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지유찬 선수가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전해 예선에서 이미 건재함을 과시했고, 바로 옆 레인의 김영범 선수가 그 기세를 훌쩍 뛰어넘어 버렸습니다. 두 선수가 같은 레이스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동시에 가져온 것은 한국 단거리 수영 역사에서 의미 있는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 봅니다.
터치 타임(Touch Time), 즉 마지막 터치패드를 손으로 찍는 타이밍도 이번 경기의 관전 포인트였습니다. 터치 타임이란 레이스 후반부에서 선수가 벽에 손을 얼마나 정확하게 짚는가를 나타내는 기술적 요소로, 미세한 차이로 순위가 바뀔 수 있는 단거리에서는 특히 중요합니다. 중계에서도 "터치 싸움에서도 노련한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언급될 만큼 지유찬 선수의 터치 기술은 이미 검증돼 있고, 김영범 선수 역시 결승에서 완벽한 터치로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대한수영연맹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국내 단거리 선수층이 두터워지고 있는 추세입니다(출처: 대한수영연맹). 김영범 선수가 이제 갓 20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아시안게임은 끝이 아니라 시작점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경험상, 이 나이에 이 기록을 쓰는 선수가 4년 뒤 어떤 모습일지는 상상만 해도 기대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김영범 선수가 세운 아시안게임 신기록이 정확히 몇 초인가요?
A. 예선에서 21초 71로 대회 신기록을 수립한 뒤, 결승에서 21초 66으로 본인 기록을 다시 경신했습니다. 두 차례 연속으로 대회 신기록을 갈아치운 것으로, 예선 대비 0.05초를 더 단축한 기록입니다.
Q. 지유찬 선수는 몇 위를 했나요?
A. 지유찬 선수는 이번 결승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전해 예선에서도 0.62초의 반응속도로 조 1위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보였고, 김영범 선수와 함께 한국 선수 두 명이 동시에 시상대에 오르는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Q. 자유형 50m에서 반응속도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요?
A. 전체 레이스가 22초 안팎에 끝나는 종목이기 때문에, 출발 반응속도 0.01초 차이가 최종 순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반응속도란 출발 신호 후 선수가 출발대를 떠나기까지의 시간을 말하며, 0.6초대 초반은 World Aquatics 기준으로 세계 정상급 스프린터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Q. 이번 대회에서 라이벌로 꼽혔던 선수는 누구인가요?
A. 중국의 왕창하오 선수가 유력한 라이벌로 거론됐습니다. 일본의 마스모토 시호아 선수도 예선과 결승 모두에서 김영범·지유찬 선수와 접전을 펼쳤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선수 모두 한국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결론
경기를 다 보고 나서 제가 든 생각은 단순했습니다. '한국 수영, 이제 진짜 달라졌구나.' 반응속도, 스트로크 피치, 터치 타임까지 세 가지 요소 모두에서 세계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준 레이스였고, 그것이 수치로도 증명됐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면, 22초도 채 되지 않는 레이스 특성상 중계 카메라가 터치 순간을 더 정교하게 잡아주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현장의 긴박함을 100% 전달하기엔 아쉬운 앵글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경기는 제가 수영 중계를 본 기억 중에서 손꼽히는 장면으로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김영범·지유찬 두 선수가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무대에서 어떤 기록을 써나갈지, 끝까지 지켜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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