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무료 개방이라는 말만 믿고 이른 아침에 들뜬 마음으로 달려갔다가, 입구 앞에서 30분 넘게 멍하니 서 있어야 했습니다. 오전 9시부터 운영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거죠. 그렇게 허망하게 시작된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 방문이었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서자 예상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해안 사구(砂丘) 지형이라는 타이틀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국내 유일의 해안 사구, 수치로 읽는 신두리의 진짜 규모신두리 해안사구(海岸砂丘)는 충남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해안 사구 지대입니다. 여기서 해안사구란 바다 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이 해변의 모래를 내륙 방향으로 운반·퇴적시켜 형성된 모래 언덕 지형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수천 ..
솔직히 말하면, 저는 수덕사를 단순한 충남의 큰 절 정도로만 알고 찾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1308년에 지어진 국보 대웅전 하나만으로도 시간이 멈춘 느낌이었고, 거기에 나혜석·이응로·김일엽이라는 이름들이 겹쳐지면서 이 사찰의 층위가 완전히 달라 보였습니다. 고려 목조 건축과 근현대 예술가의 애환이 한 공간에 공존하는 곳, 예산 수덕사를 제대로 정리해봤습니다. 700년을 버텨온 대웅전, 단청 없는 목조 건축의 진짜 힘수덕사 경내에 처음 들어서면서 제가 가장 먼저 멈춰 선 곳은 대웅전 앞 돌계단이었습니다. 올려다보는 순간, 색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이렇게 강렬할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보통 사찰 전각이라면 화려한 단청이 눈을 먼저 끌기 마련인데, 수덕사 대웅전은 그 반대였습니다.대웅전은 고려 충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