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가는데 산을 올라야 한다면 어떨 것 같으십니까? 저는 솔직히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경복궁역에서 버스로 환승하고, 윤동주문학관 정류장에서 내려 인왕산 자락 오르막길을 10분쯤 걸었을 때 — 숨이 조금 찼지만, 기와지붕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그 고단함이 거짓말처럼 사라졌습니다. 2014년 문을 연 서울 최초의 공공 한옥 도서관, 청운문학도서관 이야기입니다.한옥 열람실 — 폭포 소리가 들리는 도서관이 있다는 게 실감이 됩니까도서관 입구에 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잡아당기는 건 건물 자체입니다. 지붕에 얹힌 기와가 범상치 않은데, 알고 보니 숭례문 복원 당시 사용된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제작된 수제 기와입니다. 여기서 수제 기와란, 틀 대신 장인이 손으로 직접 빚어 구워낸 전통 방식의 기와를 말합니다..
감옥이 박물관이 될 수 있을까요?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 실제로 수감되고 목숨을 잃었던 공간 그 자체입니다. 저는 이곳 정문 앞에 섰을 때, 붉은 벽돌 담장의 높이가 예상보다 훨씬 압도적이어서 순간 숨이 턱 막혔습니다. 단순한 역사 전시관이 아니라, 발 딛는 땅 자체가 유물인 곳입니다. 독립운동의 공간이 이렇게 생겼다는 걸 알고 계셨습니까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1908년 일제가 설립한 경성감옥에서 시작된 곳입니다. 단순히 죄수를 가두는 시설이 아니라, 독립운동을 탄압하기 위한 정치적 도구로 활용된 공간이었습니다. 한용운, 손병희,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이곳에 수감되었고, 일제의 잔혹한 고문 끝에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제가 직접 가보니, ..
서울에는 조선 시대 궁궐이 다섯 개나 몰려 있습니다. 이걸 처음 알았을 때 저도 적잖이 놀랐습니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 덕수궁 — 좁은 도심 안에 이 밀도로 왕조의 역사가 남아 있는 도시가 세계 어디에 또 있을까요. 직접 발로 돌아보고 나서야 왜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이곳에 감동받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창덕궁 — 땅이 시키는 대로 지은 궁궐경복궁과 창덕궁을 같은 날 다 보려다가 제가 먼저 지쳐버린 적이 있습니다. 두 궁궐은 거리는 가깝지만 느낌이 완전히 다릅니다. 경복궁은 남북 일직선상에 대칭 배치로 설계된 궁궐입니다. 여기서 '삼문삼조(三門三朝)'란 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