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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즐거움과지식

예산 오일장 (후리지아, 제철 농산물, 백종원 거리)

까망이슈 2026. 8. 21. 22:46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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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예산역 앞, 5일과 10일에만 열리는 예산역전오일장은 장날이 되면 그야말로 딴 세상이 됩니다. 평소엔 조용한 역 광장이 제철 농산물과 생화, 살아있는 동물까지 뒤섞인 장터로 변하는 걸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오일장 특유의 정겨운 온기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거든요.

     

     

    장날에만 볼 수 있는 것들, 혹시 알고 계셨습니까?

    예산역전오일장은 말 그대로 예산역 앞에서 매월 5일·10일·15일·20일·25일·30일에 서는 오일장입니다. 오일장(五日場)이란 5일 주기로 열리는 전통 장터를 뜻하는데,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정기시장 형태로 현재까지도 전국 곳곳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가보니, 예산 읍내 오일장과는 분위기가 꽤 달랐습니다. 역전이라는 위치 특성 탓인지 좀 더 소박하고 투박한 느낌이었고, 그래서 오히려 장터 본연의 냄새가 더 진하게 났습니다. 상인들이 직접 키운 닭, 토끼, 청계 같은 가금류와 동물들이 한쪽에 자리를 잡고 있었고, 그 옆으로는 갓 뽑아온 듯한 연근, 냉이, 달래, 씀바귀 같은 봄나물이 쭉 이어졌습니다.

    특히 쪽파가 인상적이었습니다. 3월 장터에서 쪽파가 이렇게 풍성하게 나올 줄은 몰랐는데, 상인분께서 "지금 쪽파로 담근 파김치가 진짜 보약"이라고 하시더군요. SNS에서 파김치 담그는 영상이 유난히 많이 올라오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제철 식재료(seasonal ingredient)란 그 시기에 자연스럽게 가장 많이 나오고 영양도 절정에 달하는 농산물을 뜻하는데, 장터에서는 그 흐름을 몸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봄동도 한 무더기에 5,000원이었습니다. 요즘 마트에서도 봄동이 꽤 나오긴 하지만, 장터에서 갓 가져온 봄동의 싱싱함은 비교가 좀 어렵습니다. 제가 눈으로 봐도 확연히 달랐으니까요.

    • 예산역전오일장 개장일: 매월 5·10·15·20·25·30일
    • 주요 품목: 봄나물(냉이·달래·씀바귀·봄동·쪽파), 가금류(닭·토끼·청계), 건어물(코다리·노가리), 생화, 씨앗·씨감자류
    • 초석잠·참마·인디언감자 등 건강 식재료도 상시 등장
    • 온누리상품권 사용 가능 점포 있음
    요약: 예산역전오일장은 5일 주기로 열리는 전통 정기시장으로, 봄 제철 농산물과 가금류까지 장터 본연의 생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입니다.

     

    프리지어 한 다발이 이렇게 오래간다는 걸, 알고 사셨습니까?

    제가 이날 가장 오래 발걸음을 붙잡혔던 곳은 다름 아닌 꽃 좌판이었습니다. 1,800평 온실에서 직접 재배해 나온 프리지어였는데, 노란색만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가 보라색·자주색 품종을 보고 제대로 멈췄습니다.

    흥미로운 건 색깔마다 향이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보라색 프리지어에 코를 가까이 댔더니 장미향이 났고, 다른 품종에서는 재스민향, 라벤더향이 각각 난다고 하시더군요. 프리지어(freesia)는 붓꽃과 구근식물로, 구근(球根)이란 양파처럼 땅속에 영양을 저장하는 둥근 뿌리 형태를 말합니다. 이 구근 덕분에 꽃이 진 뒤에도 가을에 물을 주면 이듬해 봄에 다시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한 번 사면 매년 볼 수 있는 다년생 화초입니다.

    꽃농사를 30년 가까이하신 분이라 말씀 하나하나에 무게가 달랐습니다. 난 농사를 하다가 프리지어로 전환하셨다는데, 봄에는 프리지어, 가을에는 국화로 두 품목만 집중한다고 하셨습니다. 1,800평 온실을 커튼 3겹에 기름난로로 겨울을 버텨낸다는 이야기를 듣고, 꽃 한 송이가 그냥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새삼 실감했습니다.

    화분으로 가져갈 경우 실내 시원한 곳에서 한 달 이상 감상할 수 있고, 절화(切花)로 사더라도 봉오리가 하나씩 터질 때마다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절화란 뿌리 없이 잘라낸 꽃줄기를 의미하는데, 프리지어는 봉오리가 많아 한동안 순차적으로 개화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보라색 한 다발, 노란색 한 다발을 섞어서 묶으면 색 대비가 확실히 예쁩니다. 제가 그걸 눈으로 확인하고 돌아온 터라 다음 장날엔 꼭 하나 사 올 생각입니다.

    요약: 예산역전오일장의 후리지아는 30년 경력 농가에서 직접 재배한 구근식물로, 색깔별로 향이 다르고 잘 관리하면 매년 꽃을 볼 수 있는 실용적인 봄꽃입니다.

     

    제철 농산물 말고, 청방태 콩과 예산 사과로 뭘 만들 수 있는지 물어보셨습니까?

    이날 제가 장바구니에 담은 것 중 가장 기대가 큰 건 청방태와 예산 사과입니다. 청방태는 푸르대콩이라고도 불리며, 껍질은 검고 속은 파란 서리태 계열의 콩입니다. 일반적으로 속이 파란 것이 메주색 속보다 품질이 높게 평가되어 시세도 더 높게 형성됩니다. 발효식품 재료로 활용할 때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 더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안토시아닌이란 블루베리나 검은콩처럼 짙은 색을 띠는 식물에서 나오는 천연 색소 겸 항산화 물질을 말합니다.

    15,000원에 한 봉지를 샀는데, 상인분께서 청국장을 띄워 먹어도 좋고 밥에 넣어 잡곡밥으로 먹어도 훌륭하다고 하셨습니다. 제 경험상 청국장은 콩의 질이 맛을 좌우하기 때문에 이번엔 직접 띄워봐서 결과를 남겨볼 생각입니다.

    예산 사과는 충남을 대표하는 특산물입니다. 출처: 예산군청에 따르면, 예산 사과는 일교차가 큰 내륙 분지 지형 덕분에 당도와 과육 밀도가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이 사과로 사과동동주를 담글 계획인데, 동동주는 담근 후 약 두 달이 지나야 맛이 제대로 오른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어서 지금 담가야 딱 맞는 시기입니다.

    콩 심는 법도 덤으로 얻었습니다. 강낭콩은 4월 말, 일반 콩은 5월에 심는 게 기본인데, 모종(포트에 미리 발아시킨 뒤 옮겨 심는 방식)으로 하면 노지 직파보다 성공률이 높다고 하셨습니다. 수수 씨앗도 그냥 나눔 해 주셔서, 올해 작은 텃밭에 한번 심어볼 예정입니다.

    요약: 청방태(청태콩)와 예산 사과는 이번 장보기의 핵심 수확으로, 각각 청국장 발효와 사과동동주 담그기에 활용할 예정입니다.

     

    백종원 거리와 오일장, 진짜 상생하고 있는 걸까요?

    예산하면 요즘 빼놓을 수 없는 게 백종원 거리와 출렁다리입니다. 예산상설시장 인근에 조성된 이 거리는 레트로 감성의 먹거리 광장으로 재탄생하면서 주말이면 외지 방문객으로 북적입니다. 지역 상권 부활의 성공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것도 사실이고, 제가 직접 가봐도 젊은 방문객들이 확실히 많았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오일장 상인들의 체감 온도는 조금 달랐습니다. 장터에서 만난 상인 한 분이 "요즘 옛날 같지 않고 손님이 줄었다"라고 하셨는데, 백종원 씨 때문에 그렇게 됐다는 말씀도 덧붙이셨습니다. 이 말이 복합적으로 들렸습니다. 전체 방문객 수는 늘었는데, 그 트래픽이 오일장 좌판으로 흘러오지 않는 구조라는 뜻으로도 읽혔거든요.

    상권 활성화 정책에서 말하는 상생(相生)이란 서로 다른 주체가 함께 이익을 얻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지금 예산의 구조는 외부 브랜드 파워가 특정 구역의 집객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인근 전통시장 상인들의 실질 매출로는 연결되지 않는 분리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출처: 중소벤처기업부의 전통시장 현황 자료를 보더라도, 전국 전통시장의 방문객은 외부 이슈에 따라 단기 증가하지만 실질 구매 전환율은 정체되거나 하락하는 경향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특정 인물과 브랜드에 의존하는 집객 구조는 지속 가능성 면에서 위험 요소를 안고 있습니다. 오일장 고유의 콘텐츠, 즉 직접 농사짓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직거래 문화, 계절마다 달라지는 제철 농산물의 살아있는 흐름, 이런 것들이 백종원 거리와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진짜 상생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은 두 공간이 물리적으로는 붙어 있지만 방문객 동선이 분리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요약: 백종원 거리는 예산의 집객력을 높였지만, 그 트래픽이 오일장 상인들의 실매출로 이어지는 상생 구조는 아직 미완성 단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예산역전오일장 장날은 언제인가요?

    A. 매월 끝자리가 5와 0인 날, 즉 5·10·15·20·25·30일에 열립니다. 예산역 바로 앞에 서는 장이라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은 편이고, 오전 일찍 가야 물건이 풍성합니다. 점심 이후엔 상인분들이 자리를 비우거나 물건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Q. 예산역전오일장과 예산5일장(읍내장)은 다른 곳인가요?

    A. 다릅니다. 예산5일장은 예산읍내에 서는 장이고, 예산역전오일장은 예산역 앞에 별도로 서는 장입니다. 두 곳 모두 같은 날짜에 열리지만 위치와 분위기가 다르며, 취급 품목도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제가 직접 두 곳을 비교해봤을 때 역전 오일장은 규모는 작지만 생산자 직접 출장 비율이 높은 편이었습니다.

     

    Q. 후리지아 화분, 실내에서도 키울 수 있나요?

    A. 충분히 가능합니다. 거실처럼 햇빛이 들어오고 시원한 공간에 두면 한 달 이상 꽃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후리지아는 구근식물이라 꽃이 진 뒤 구근을 잘 보관했다가 가을에 다시 심으면 이듬해 봄에도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직사광선보다는 간접광이 잘 드는 창가가 가장 적합합니다.

     

    Q. 온누리상품권을 오일장에서도 쓸 수 있나요?

    A. 일부 점포에서는 가능합니다. 다만 모든 좌판 상인이 온누리상품권을 받는 건 아니고, 대형 마트에서는 사용이 안 됩니다. 현금이나 온누리상품권을 미리 준비해 가면 더 편리하게 장을 볼 수 있습니다.

     

    결론

    예산역전오일장은 봄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곳이고  냉이와 달래가 한 바구니에 담겨 나오고, 프리지어 향이 장터 한편을 가득 채우는 풍경과 가을이 깊어지는 계절이면 멀지 않은 바다에서 잡힌 수산물들과 산에서 채취한 밤이나 자연산 버섯등 임산물등이 즐비하니 어디서도 돈 주고 살 수 없는 경험입니다. 제가 직접 챙겨 온 청방태 콩과 예산 사과로 무엇을 만들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다만 오일장을 방문하실 계획이라면, 백종원 거리만 목적지로 잡지 마시고 역전 오일장까지 동선을 꼭 넣어보시길 권합니다. 두 공간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고, 오일장에서만 살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제 경험상 오전 일찍, 장날 날짜 맞춰 가는 것이 가장 알찬 방법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jang_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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